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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들려주는 맛있는 밥 이야기>

목련화1 2008. 4. 24. 07:48

음식을 대하는 스님들의 자세는 수행과 섭식은 하나라는 이른바 선식일여(禪食一如)의 정신이다. 이에 따라 하늘에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음식을 먹는다거나 음식 찌꺼기를 하나 남기지 않는 발우공양 등 승가(僧伽)에서 지켜지고 있는 섭생의 원칙은 엄격하기조차 하다.

자유기고가 함영 씨가 지은 '밥맛이 극락이구나'(샨티 펴냄)는 전국 크고 작은 사찰에서 만난 스님 서른 명의 음식에 대한 철학, 큰스님들에게 전수받은 요리 비법, 고된 행자시절의 에피소드와 향수 어린 추억 속의 음식, 사라져가는 사찰의 전통음식 등을 두루 소개한 책이다.

스님들에게 음식은 수행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음식이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알기 때문에 몸을 무겁게 하거나 위장기능을 둔하게 만드는 인스턴트 음식이나 화학조미료가 첨가된 음식 등은 기피의 대상이다.

천지자연의 기운과 육체의 조화를 무너뜨리고 마음에도 해악을 끼치는 음식을 자연히 멀리하다 보니 웰빙 식생활이 사찰의 오랜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리는 단순할 수록 자연에 가깝고 자연에 가까울 수록 건강식이라는 게 대부분 스님들의 공통된 지론이다.

절집에서 가장 흔한 음식재료 가운데 하나인 무시래기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 때문에 스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양산 통도사 광우스님도 무시래기 예찬론자다. 시래기 나물을 무척 좋아하는 광우스님은 "그저 열심히 주물러서 장맛이 충분히 배게 한 다음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달달 볶아주기만 하며 된다"고 조리법을 전한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 등으로 활동해온 효림스님은 오랜 기간 혼자 수행하며 토굴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밥짓기에 도통했다고 자평한다.

효림스님이 전하는 맛있는 밥짓기 비법은 독특하다. 등산할 때나 산장에서 밥을 지을 때 설익을 경우 소주를 약간 붓고 다시 뜸을 들이면 놀라울 정도로 밥맛이 좋다고 한다. 큰 가마솥에 밥을 많이 지을 때도 설익으면 소주를 네댓 병 붓고 다시 뜸을 들이라고 가르쳐 준다. 옛날 어른 스님께 배웠다는 비법이다.

베스트셀러 '빈손', '행복하게 미소 짓는 법' 등의 저자이자 불교방송 인기프로그램 '행복한 미소'의 진행자로 활동하는 성전스님은 월간 '해인'의 편집장을 맡고 있을 때 에피소드를 전한다. 그는 송광사에 취재를 갔다가 한 스님으로부터 얻어먹은 '누룽지 치즈죽'의 맛을 잊지 못해 요즘도 출출할 때 끓여 먹곤 한다고 전한다. 조리법은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이다가 치즈 두 장 정도를 넣어 저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